부처님말씀

작성일 : 19-10-02 14:42
주머니 속 무량대복을 어디서 찾나(1) - 무비 스님
 글쓴이 : 혜천스님
조회 : 4,321  
주머니 속 무량대복을 어디서 찾나(1)


무비 스님


오늘 조계종출판사에서 제가 쓴 『신심명』 강의 출판을 기해 여러분들에게 『신심명』이란 어떤 책인지 소개도 하고 곁들여 불교의 진실을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는 인연의 자리를 마련해주어 참으로 오랜만에 여러분들과 자리를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신심명』 첫 구절에 ‘지극한 도는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至道無難)’라고 했습니다.

‘지극한 도’라는 것은 우리가 평소에 바라던 목표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전제조건을 달고 시작합니다.

지극한 도는 어려움이 없다 『신심명』의 저자 승찬 스님은 사십대의 중년 나이에 이조 혜가 스님을 만나서 비로소 불교가 무엇인지, 부처님이 무엇인지에 대해 처음으로 소개받게 된 분입니다.

승찬 스님은 나병(한센병), 우리가 흔히 문둥병이라고 하는 병에 걸려 있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이 거리 저 거리를 떠돌며 밥을 굶고 사람들로부터 멸시 받는 처참한 생활을 해 오던 바로 그 분이 사십대 중반에 혜가 스님을 만나 부처님의 정통 법맥을, 병든 몸 그대로 이어 받은 것입니다.

승찬 스님은 서기 600년경의 사람인데 지금부터 1400여 년 전에 그 사람 같지 않은 사람의 형상을 한 이에 대한 대우가 어땠겠습니까.

그런 처참한 인생을 살며 스스로 자책하기를 ‘분명 큰 죄를 지어 이런 삶을 사는 것’이라 결론을 내고는 세상에 큰 도인이라 알려져 있는 혜가 스님을 찾아가 “나는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런 처참한 과보를 받고 삽니까.

도사께서 나의 죄를 참회 시켜 주셔서 병은 낫지 않아도 좋으니 죄만이라도 벗고 싶습니다”라고 고백을 했습니다.

그러자 혜가 스님은 “그대가 천만근의 무게로 느끼고 있다는 그 죄를 드러내놓기만 하면 내가 참회시켜 주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승찬 스님은 그토록 무겁게 느껴지던 자신의 ‘죄업’을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었고 그런 승찬 스님에게 혜가 스님은 “그대가 스스로 찾아도 진정 찾을 수 없는 것이라면 그대의 죄업은 이미 다 참회가 된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혜가 스님의 이 말씀에 승찬 스님은 눈이 훤하게 밝아졌습니다.

“그동안 죄업이라는 환상을 한 짐 짊어지고, 그것을 천만근의 무게로 지고 살았는데 알고 보니 환상이었다.

내가 수고로이 왜 그것을 찾으려고 했던가.” 승찬 스님은 그 자리에서 확연히 깨달았습니다.

‘죄가 많아 고통을 받는다.

’ 다들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 분의 고통은 저를 포함해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불자님들의 크고 작은 고통일수도 있습니다.

저는 근 4년 동안 힘든 병고를 겪어 냈습니다.

그 힘든 병고를 겪으며 승찬 스님의 아픔을 어느 정도 느끼고 맛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승찬 스님에 버금가는, 그것과 비슷하게 심적으로나 물적으로 고통을 겪고 살지도 모릅니다.

승찬 스님은 그 한 말씀에 깨닫고는 팔만대장경에 버금가는 이 『신심명』을 저술하셨습니다.

비록 짧은 시형식의, 몇 글자 안 되는 글이지만 승찬 스님의 그 삶을 생각해 보면 저는 이 책이 팔만대장경보다도 더 묵직한 무게의 책으로 느껴집니다.

서두에서 ‘지극한 도는 어려움이 없다’는 것은 행복한 삶, 견성, 성불이니 하는 것들이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며 ‘ 유혐간택(唯嫌簡擇)’이라 ‘오직 가려내고 선택하는 것만 경계할 뿐’이라 했습니다.

[출처] (법문) 주머니 속 무량대복을 어디서 찾나(1) - 무비 스님 (부처님 찾아 떠나는 여행) |작성자 성민

 
   
 
  • 교구사찰소식
  • 불교용어사전
  • 종무자료실
  • 사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