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07-0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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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들은 성적이 여의치 않을 때 머리를 짧게 깎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잡는다.
이른바 삭발투혼이 경기력 향상에 영향을 끼치는지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는다.
다만 ‘내가 이 정도로 노력하고 있다’는 각오는 남에게 보여줄 수 있어 유익하다.
스님들의 삭발 역시 분별망상을 끊고 최상의 깨달음을 얻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마치 마음속에 들끓는 번뇌처럼 끊임없이 자라는 머리카락은, 승가에서 무명초無明草로 불린다.
잡초를 뽑는 심정으로 스님들은 정수리에 면도날을 가져다댄다.
스님들의 삭발은 부처님 당시부터 행해진 전통이다.
싯다르타가 출가를 결심하고 왕궁을 빠져나오자마자 맨 먼저 한 일은 머리와 수염을 깎고 사냥꾼과 옷을 바꿔 입은 일이었다.
“태자가 이제 수염과 머리를 깎았사오니 일체 번뇌와 죄장(罪障)을 끊어주시옵소서.
이에 인드라는 머리칼을 받아 떠나갔으며 허공에서 여러 하늘이 향을 사르고 꽃을 흩으면서 ‘장하십니다 장하십니다’ 찬탄했다<과거현재인과경>.”
결국 삭발이란 수행자로서의 첫걸음이다.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다. 출가자에게 주어지는 최초의 의식은 삭발이며 스승으로부터 법명을 받는다.
새로운 이름과 마음을 받았으니 여태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겠다는 서원이고 격려다.
“보전(寶殿)에 주인공 꿈만 꾸었더니 무명초 몇 해를 무성했던고. 금강보검 들어 번쩍 깎아버리니 무한광명이 대천세계 비추이네. 옴 실전도 만다라 발다야 사바하<집도게執刀偈>.”
머리카락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0.3mm씩 자란다.
보름만 지나도 머리가 지저분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스님들은 통상적으로 한 달에 두 번 삭발한다.
보통 음력 14일이나 29일에 행한다. 삭발은 포살(布薩)과 관련이 있다.
포살은 대중이 모여 허물을 드러내고 참회하는 의식이다.
포살하는 날은 공식적으로 목욕하는 날이기도 하다.
몸과 마음의 때를 씻고 머리를 깨끗하게 밀면서 결연히 또 다른 보름을 시작하는 것이다.
또한 삭발은 불교만의 전통이기도 하다.
불교가 형성될 즈음 인도의 주류 종교였던 브라만교의 성직자들은 머리를 길렀다.
목사도 신부도 탈모를 가리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면 머리를 일정하게 길러 단정히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슬람교를 믿는 남자들은 교주인 마호메트를 본받겠다는 취지에서 수염을 기르는 것이 관행이다.
한편 삭발은 과거부터 죄인이나 천한 신분을 나타내는 표식이기도 했는데, 부처님은 아마도 여기에서 삭발을 수행자의 상징으로 착안했을 공산이 있다.
불교는 카스트제도를 부정하면서 만인의 절대적인 평등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부처님은 삭발을 소홀히 하는 비구들을 용납하지 않았다.
초기불교 율장인 <사분율> ‘잡건도분’에는 수염과 머리를 기르고 심지어 머리에 기름을 바르는 사문을 보고 “그렇게 하지 말라”고 꾸짖는 부처님의 경책 장면이 보인다.
아울러 머리가 긴 어떤 비구를 보면 “깎아라. 스스로 깎든지 남을 시켜서 깎든지 하라”며 타일렀다.
<장아함경>에도 수행은 삭발을 통해 비로소 발을 내딛는 것이란 확신이 나타난다.
부처님은 “출가사문이 되는 것이란 무엇이냐”는 아사세왕(王)의 질문에 “수염과 머리를 깎고 삼법의를 입고 집을 나가 도를 닦는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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